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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 나게 만드는 기술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 나게 만드는 기술
  • 저자마티아스 드뷔로
  • 출판사필로소픽
  • 출판년2018-08-31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8-10-05)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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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이야기로 입이 근질근질한 여행만취객을 위한 숙취해소제



    어쩌다 한 번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몇 년째 우려먹고 있진 않은가? 여행 팁을 준답시고 여행지에서의 무용담을 읊으며 가까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진 않은가? 선물을 사 왔다는 핑계로 친구를 불러내 첫날부터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 날까지의 여정을 묘사하고 있진 않은가? 여행지에서 죽어라 찍은 사진을 보정해서 스크롤 압박이 있을 정도로 빡빡하게 포스팅하고 있진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도 여행에서 깨어나지 못한 ‘여행만취객’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책의 저자는 여행만취객에 빙의해서 어떻게 하면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할 수 있는지 실감 나게 설명한다. 나의 소중한 여행 이야기를 널리 널리 전파해야 한다는 굳건한 신념이 있다면, 나의 여행 이야기를 티 나지 않게 부풀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이 꽤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시키는 대로 했다가 주위 사람들이 한동안 당신만 피해 다닐 수 있으니 이 점은 꼭 주의하자.



    이제 좀 유행이 지났어.

    그렇지 않아?

    _카를 라거펠트(여행에 대해서)



    무한 여행 경쟁 시대, 주위에 이런 사람 꼭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여행을 검색해보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의 셀 수 없이 많은 여행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그걸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공항 근처에도 가지 않았지만, 세계 일주를 한 것 같은 피로감이 밀려온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살 수 있는 게 여행인데, 우리는 왜 이렇게 여행 다녀온 것을 열심히 자랑하고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이자 시티즌케이 매거진의 부편집장인 마티아스 드뷔로는 여행 이야기를 모으는 수집가다. 여행 이야기를 모았다기보다 여행 이야기를 부풀려 말하는 행위 자체를 모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 나게 만드는 기술』은 그 결과물이다.



    저자는 여행 후기를 어떻게 풀어야 허세 작렬 여행자로 거듭날 수 있는지 익살스러운 어조로 설명한다. 저자의 문장을 읽고 있으면 저절로 ‘와, 진짜 이렇게 괴롭히는 사람 꼭 있어’ 하고 공감하며 실소를 머금게 된다. 그러다 어느 문장에서는 뜨끔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바로 그게 이 책의 저자가 ‘왕재수’ 여행자에 빙의한 이유다.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녹초로 만드는 방법 4단계



    하나, 패키지를 거부하고 현지인처럼 여행했다고 말하자. 현지인처럼 버스를 타고, 현지인처럼 먹고, 현지인처럼 화장실을 갔다고 말하자. 다른 관광객과 차별화된 여행을 하는 것이 여행 셀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둘, 여행지를 애인처럼 의인화하라. ‘천의 얼굴을 가진 이 도시의 매력은 절대 마르지 않는다’라고 애인 삼고 싶은 이를 소개하듯 말하자. 이 도시가 나만을 위해 허락한 우연들이 있다고, 내가 그 도시로 찾아간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도시가 나를 불렀던 것이었다고 속삭이자.



    셋, 인질에게 선물 쓰나미를 안겨주며 전체 레퍼토리를 모조리 들려주자. 모순된 이야기가 뒤섞여도 신경 쓰지 말자. 그리고 상상도 못 할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가 천운으로 살아왔다고 덧붙이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도 잊지 말자.



    넷, 이제 여운을 남길 시간이다. 이 모든 과정을 마쳤다면 당신은 진정한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기술을 모조리 습득한 것이다. 이제 조용히 창가에 다가가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긴 시간 응시하다 이렇게 마무리하라. “세계는 아직 못다 읽은 책과 같다”라고….



    언제까지 여행 이야기로 SNS를 도배하며 살 것인가



    여행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참 좋다. 매번 여행을 떠나는 사람을 보면 ‘참 자유롭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면 최소 3개월은 프랑스 어느 도시를 걷고 있는 나의 사진을 프로필로 고정해야 한다. 여행 후기를 SNS에 올리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 모두가 당연히 그렇다.



    이 책은 우리가 자연스럽고 좋다고 여겼던 일에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킨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과장된 말투와 허세 섞인 목소리로 끊임없이 여행 이야기를 부풀리는 기술들을 늘어놓지만, 그 속에는 의미가 결여되어 있다. 의미 없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의미를 묻고 있는 것이다. 여행도 나를 꾸며주는 일종의 장식품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남의 관심을 끌려다가 정작 나의 관심은 뒷전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든다.



    주위 사람들에게 여행 후기를 상세히 들려줘야 비로소 여행을 마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여행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길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단지 그런 이유로 일부러 낯선 도시에 떨어져 숙소를 찾고, 밥 먹을 곳을 찾고, 모르는 글자로 된 간판이 가득한 곳을 잔뜩 긴장하며 돌아다니는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건 아니다.



    이제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이제 좀 촌스러운 짓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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